
축구공 무늬의 비밀
축구공 하면 어떤 모습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하얀색 공에 검은색 오각형이 들어간 축구공을 생각하실 겁니다.
요즘 나오는 축구공을 보면 색깔도 정말 다양합니다. 형광색도 있고, 대회마다 독특한 그림이나 무늬가 들어가기도 하죠.
그런데 예전 축구공은 유독 검은색과 흰색 조합이 많았습니다.
어릴 때 축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운동장 한쪽에 놓여 있던 그런 공이 꽤 익숙할 겁니다. 저도 축구공이라고 하면 한동안 그 모습부터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축구공은 꼭 검은색과 흰색이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알고 보니 여기에는 축구공 자체보다 TV가 더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처럼 경기 화면이 선명한 시대에는 공의 색깔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화면이 워낙 깨끗해서 공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예전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흑백 TV가 널리 사용됐고, 축구공이 잔디 위에서 잘 보이는 것도 지금만큼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작은 TV 화면으로 볼 때는 공의 윤곽이 잘 드러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공이 바로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공식구 ‘텔스타(Telstar)’였습니다.
텔스타는 흰색 육각형과 검은색 오각형을 조합한 디자인이었습니다.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가 강하다 보니 TV 화면에서도 공의 움직임을 훨씬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텔스타(Telstar)’라는 이름 자체가 Television Star, 즉 ‘텔레비전의 스타’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축구공을 더 잘 보이게 하려고 만든 디자인에 TV와 관련된 이름까지 붙은 셈입니다.
그리고 이 디자인은 생각보다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처음에는 TV 화면에서 축구공을 잘 보이게 하려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사람들이 이 모습을 계속 접하면서 어느 순간 검은색과 흰색 축구공이 축구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축구공을 그려보세요’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흰색 공에 검은색 오각형을 그립니다.
물론 요즘 월드컵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축구공 디자인에도 훨씬 많은 색과 무늬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월드컵 공식구 역시 대회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래된 축구공을 보면 익숙한 검은색과 흰색 무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알고 보면 우리가 오랫동안 봐온 그 디자인은 단순히 예뻐서 만들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TV에서 축구공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게 하려는 필요에서 시작됐고, 그 모습이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기억하는 ‘축구공의 모습’이 된 것입니다.
축구공을 보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더 생깁니다.
그냥 흰색 공에 검은색 무늬를 넣으면 될 것 같은데, 왜 하필 오각형과 육각형을 조합했을까요?
여기에는 공을 만드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1970년 월드컵에서 사용된 텔스타는 모두 32개의 패널로 만들어졌습니다. 흰색 육각형 20개와 검은색 오각형 12개를 이어 붙인 형태였습니다.
이 조합이 단순히 보기 좋으라고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축구공을 둥글게 만들면서 여러 개의 패널을 이어 붙이기 위해서는 평평한 조각들을 적절하게 연결해야 했습니다. 오각형과 육각형을 조합하면 구에 가까운 형태를 만들 수 있었고, 여기에 색을 다르게 넣으면서 공의 움직임도 눈에 잘 들어오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검은색 오각형은 흰색 바탕에서 상당히 눈에 띄었습니다.
공이 회전하면서 검은색 무늬의 위치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멀리서 봐도 공이 굴러가는지 날아가는지 어느 정도 파악하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알아둘 것이 있습니다.

모든 축구공이 오각형과 육각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축구공을 보면 패널의 모양이나 개수가 상당히 다양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을 만드는 방법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공의 패널을 단순히 많이 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열접착이나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면서 훨씬 다양한 형태의 축구공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최근 월드컵 공식구를 보면 예전 텔스타와는 모습이 상당히 다릅니다.
패널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공도 있고, 아예 검은색과 흰색 조합을 사용하지 않는 공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옛날 축구공을 생각할 때는 여전히 그 검은색 오각형부터 떠올립니다.
이유는 꽤 단순합니다.
그 디자인이 너무 오랫동안 축구공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검은색 오각형은 처음부터 ‘축구공은 이렇게 생겨야 한다’고 정해진 것이 아니라, 공을 만들기 위한 구조와 TV에서 잘 보이게 하려는 목적이 만나면서 만들어진 디자인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해지면서 지금까지도 우리가 기억하는 축구공의 상징처럼 남아 있는 겁니다.
필자가 느낀 점
어릴 때부터 축구공을 참 많이 봤지만, 왜 축구공이 검은색과 흰색으로 되어 있었는지는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축구공은 원래 그런 모양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냥 아무생각없이 친구들과 노는 도구중 하나였으니깐..
이번에 그 이유를 찾아보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축구공의 디자인이 단순히 공을 예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TV에서 경기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의 텔스타가 TV 화면을 고려해 만들어졌고, 그 디자인이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면서 지금까지도 우리가 생각하는 축구공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검은색 오각형과 흰색 육각형에도 당시의 기술과 환경이 반영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물건의 모습에는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축구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TV에서 공을 잘 보이게 하려는 작은 필요에서 시작된 디자인이 수십 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기억하는 ‘축구공의 모습’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보던 축구공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앞으로 축구공을 볼 때는 단순히 검은색과 흰색의 공으로 보이기보다는, 그 안에 당시의 기술과 축구의 역사가 함께 담겨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 것 같습니다.





